“시스템은 안 멈추는데, 사람은 무너졌다”

도베르만 소프트웨어 글 삽입 이미지

몇 해 전, 한 외부 금융 클라이언트 시스템 점검을 하던 날이었다. 물리 장비와 논리 구성, 보안 정책까지 별 이상 없어 보였는데, 내부 팀장 한 사람이 조용히 던진 말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. “시스템은 버티는데, 우리 팀이 더는 못 버텨요.” 서버는 돌아가도, 대응하는 사람은 무너지고 있었다.

그때 처음 깨달았다. 아무리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해도, 운영자가 지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 그건 반쪽짜리 솔루션이라는 걸. 기술적 완성도보다 더 중요한 건 운영 환경과 프로세스의 ‘현실감’이었다.

그날 이후, 우리는 제품을 만들 때 기술보다 ‘사람’을 먼저 보기 시작했다. 보안 프로토콜을 더 복잡하게 만들기보다, 로그 분석을 3단계 줄이고 알림 체계를 직관화했다. 민첩함이라는 건 빠른 게 아니라, 빠르게 이해되고 조작될 수 있는 구조라는 걸 계속 되새겼다.

최근 한 고객사에선 자동화된 대응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야간 호출이 80% 이상 줄었다. 기술이 사람을 덜 괴롭히는 방향으로 작동한 결과였다. 이건 단순한 성능 개선이 아니라, 보안과 운영 사이의 신뢰를 복원한 일이라고 생각한다.

도베르만 소프트웨어는 단순히 ‘안정적인 보안 솔루션’을 만드는 게 아니다. 시스템과 사람 사이의 인터페이스를 재정의하는 게 목표다.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설계된 구조는, 결국 위기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다.

나는 여전히 로그를 보고, 알람을 모니터링하고, 클라이언트의 얼굴을 떠올리며 기능을 설계한다. 코드보다 운영자 한 명의 피로도를 낮추는 게 더 우선일 때도 많다.

기술은 날카롭고 복잡해질 수 있다. 하지만 그 기술이 누군가에게는 또 하나의 부담이 되지 않도록, 우리는 오늘도 도베르만처럼—민첩하고, 경계하며, 균형 잡힌 방식으로 움직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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